부모에게서 물려받은 유전자의 이상으로 비정상 단백질이 생산되거나, 특정 단백질이 과잉 또는 결핍되어 정상 단백질의 기능이 소실되면 질병이 발생하는데, 이를 유전질환이라고 한다. 유전자 치료제(gene therapy)는 유전질환을 치료하기 위한 유전물질 혹은 유전물질이 변형·도입된 세포를 투여해 비정상적인 유전 물질의 발현을 정상적으로 바꾸는 치료방식이다. 대표적인 유전자 치료 방식 중 하나인 유전자가위는 돌연변이가 있는 염기를 잘라내거나 다른 염기로 교체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데, 3세대 유전자 가위인 CRISPR-Cas9 유전자가위 기술을 개발한 Emanuelle Charpentier, Jennifer Doudna 박사가 2020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할 정도로 의학계 및 생명과학계의 신기원이 된 연구성과이다.
희귀 유전질환의 원인이 되는 유전자 염기를 잘라내고 교정하는 유전자가위 기술의 업그레이드 버전인 차세대 유전자가위 ‘프라임 에디팅(Prime Editing)’이 사람과 동물을 대상으로 희귀질환 치료에 잇따라 성공하며 정밀 유전자치료 시대가 개시되었다. 이 기술은 이중나선 구조로 이뤄진 DNA 한 가닥만 정밀하게 절단해 원하는 염기를 삽입하거나 교체하는 방식이다. DNA 이중 가닥을 자르는 크리스퍼 유전자가위보다 정확도가 높고 부작용이 적다. ‘유전자 정밀 편집기’란 별명처럼 돌연변이에 맞춰 맞춤형 설계가 가능하다.
David Liu 교수( Harvard University)를 추축으로 Broad Institute (MIT), Jackson Laboratory 공동 연구팀은 프라임 에디팅에 의한 유전자 교정을 사용해 마땅한 치료법이 없는 희귀 뇌신경질환 아동기 교대 반신마비증(AHC, alternating hemiplegia of childhood)에 걸린 마우스를 치료한 연구결과를 21일(현지시간) 국제학술지 '셀'에 공개했다(https://www.cell.com/cell/fulltext/S0092-8674(25)00740-8). 이 질환은 ATP1A3이라는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발생하는데, 해당 유전자는 신경세포에서특히 많은 기능을 수행하는 Na+/K+ ATPase 단백질로 신경세포에서 신경신호 전달 (활성전위 형성)에 필수적인 단백질의 유전자이며, 신경세포의 기능에 이상이 생기면서 전기적 신호 전달이 불안정해지면서 영아기부터 발작과 한쪽 마비 증상이 교대로 나타나는 현상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지적·운동 발달 지연으로 이어진다. 연구팀은 먼저 세포수준에서 유전자 교정을 실시하여 유전자 교정의 성공을 확인한 다음, 동물 실험으로 아데노연관바이러스(AAV)를 이용해 프라임 에디팅 시스템을 AHC 마우스 모델에 전달하여 질환의 치료효과 (유전자 교정 및 뇌의 정상 발달)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성과는 뇌 조직으로의 치료용 도구인 프라임 에디팅을 체내 투여함으로써 유전자 결함으로 발생하는 신경계 질환의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입증한 사례로 가치를 갖는다.
최근에는 면역질환인 만성육아종병에 대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프라임 에디팅 기술의 임상시험에도 처음으로 적용되며 가능성을 입증하고 있다. Prime Medicine사가 주도한 임상시험에서 특별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고 간질환에 대한 후속 임상을 준비 중이다.
이러한 신기술이 체내의 수 많은 표적세포의 해당 유전자에 선택적인 교정을 발휘한다면, 단일 유전자 이상으로 인한 유전병의 치료는 매우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