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법체계개편과 강원 치안의 과제] 2. 자치경찰 5년 만에 ‘이원화’ 전환…강원 맞춤 치안 시험대
도시·농촌·관광지 등 수요 반영
면적·출동 거리 고려 인력 배치
별도 인사체계 필요성 강조도
형사사법체계 개편과 맞물려 자치경찰제가 시행 5년 만에 전환점을 맞고 있다. 2021년 도입된 현행 제도는 별도 자치경찰 조직 없이 일반경찰이 자치경찰 사무까지 수행하는 ‘일원화 방식’으로 운영돼왔다. 하지만 인사·예산권과 현장 집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아 ‘무늬만 자치경찰’이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자치경찰 이원화를 본격 추진하면서 지역 맞춤형 치안에 대한 기대와 함께 인사체계 재설계, 토착 유착 방지 등 풀어야 할 과제도 부각되고 있다.
■ 5년째 이어진 ‘반쪽 자치경찰’
현행 자치경찰제는 애초 완성형 모델이 아니었다. 정부는 일반경찰과 별도의 자치경찰 조직을 두는 이원화를 추진했지만 코로나19 당시 재정 여건 등을 고려해 기존 경찰 조직을 유지한 채 사무만 구분하는 일원화 방식으로 출발했다.
문제는 이같은 과도기적 구조가 5년째 이어졌다는 점이다. 시·도 자치경찰위원회가 정책을 심의·의결하지만, 위원회 사무를 지원하는 인력 외에 정책을 직접 집행할 자체 현장조직과 인력은 사실상 없는 실정이다.
인사권 역시 한계가 뚜렷하다. 강원도자치경찰위원회는 출범 초기, 자치경찰 사무 담당 경찰관의 임용권을 행사했지만 절차 지연 등 문제가 발생하자 경찰서 경감 이하 전보권을 다시 강원경찰청장에게 위임했다.
이상훈 대전대 경찰학과 교수는 “당시에도 이원화를 염두에 두고 설계했지만 비용 부담과 재정 여건 때문에 기존경찰 조직 안에서 기능만 나누는 방식으로 출발했다”고 말했다.
■ 조직·인력 갖추면 ‘강원 맞춤형 치안’
이원화가 시행되면 지역이 치안 수요를 발굴하고 인력과 예산을 직접 배치·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강원도는 춘천·원주 등 도시와 고령인구가 많은 농촌, 동해안 관광지, 접경·산간지역의 치안 수요가 다르다. 여성·청소년 보호부터 고령자 교통안전, 실종 대응, 관광철 교통관리까지 지역별 우선순위를 반영할 수 있다.
넓은 관할과 긴 출동거리라는 강원 특성도 인력 배치에 반영할 수 있다.
경찰청 112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23년~2025년) 도내 평균 현장도착시간은 5분 45초로 전국 평균 4분 59초보다 46초 늦다.
하지만 이원화 이후에는 관할 면적과 출동거리 등을 고려해 인력·장비를 탄력적으로 배치할 수 있다.
지자체의 복지·교통·도시환경 정책과 치안을 연계하기도 쉬워진다. 범죄예방 시설도 설치에 그치지 않고 지자체 예산과 관리체계를 연계해 유지·보수까지 이어갈 수 있다.
문준섭 가톨릭관동대 경찰학부 교수는 “범죄예방 시설은 관리 예산이 지속적으로 투입되지 않으면 방치돼 오히려 흉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자치 경찰이 갖춰지면 지자체와 예산·관리 체계를 연계해 사후관리까지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전문성 높이고 유착은 막아야
인사 체계도 핵심 과제다. 한 지역에 오래 근무하면 주민과 지리, 반복되는 치안 수요에 대한 전문성을 높일 수 있지만 토착 세력과 유착 가능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전국 단위 순환근무를 유지하면 지역 전문성을 살리기 어렵고, 장기근무를 확대하면 인사·감사 등 견제장치를 강화해야 하는 딜레마에 놓인다.
조명수 전국시도자치경찰위원장협의회장은 “지역 단위로 인사권이 행사되는 만큼 전국 단위 순환근무를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며 별도 인사체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결국 이원화의 성패는 조직을 나누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이 치안 수요 발굴부터 인력·예산 배치, 사업 관리와 성과평가까지 책임질 체계를 구축하면서 독립성과 견제장치를 얼마나 촘촘히 마련하느냐에 달려 있다.
최현정 기자
출처 : 강원도민일보(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6756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