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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가·피해 '중복경험 학생' 정서적 문제 위험 커"

수정일
2023.08.31
작성자
고강민
조회수
168
등록일
2023.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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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 근절대책 마련 위한 정신건강 전문가 간담회

(서울=연합뉴스) 김승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학교폭력 근절대책 마련을 위해 열린 정신건강 분야의 학계·의료계 및 현장 전문가와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3.3.14 kimsdoo@yna.co.kr


(서울=연합뉴스) 고유선 기자 = 학교폭력 피해 경험만 있는 학생들보다 피해·가해 경험을 모두 가진 학생들이 정서적 문제를 겪을 위험성이 더 크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학교폭력에 실효성 있게 대응하려면 피해학생과 가해학생을 이분화해 접근하는 것보다 가·피해 중복경험 학생을 위한 대책까지 종합적으로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교수는 2010∼2016년 한국아동·청소년패널 종단연구자료 가운데 학교폭력 경험과 초기 성인기 발달 결과 정보가 모두 있는 응답자 1천881명의 조사 결과를 분석했다.

이 가운데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13.4%,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은 12.3%였고, 가해 및 피해 경험이 모두 있는 '중복경험 학생'은 8.1%였다. 학교폭력 경험이 없는 학생은 66.1%였다.

이들 학생은 초기 성인기(대학교 1학년) ▲ 주관적 건강상태(4점 척도) ▲ 지난 1년간 심장질환·당뇨병·비만 등 건강문제 ▲ 음주 횟수 ▲ 우울감(4점 척도) 등에 따라 4가지 그룹으로 분류됐다.

첫 번째 유형은 건강과 정서적 문제 수준이 전체 평균에 근접한 '보통 적응수준 집단'(45.7%)이었고, 두 번째 유형은 평균 음주 횟수가 많은 '높은 음주 위험 집단'(6.2%)이었다. 세 번째 유형은 건강문제와 음주 횟수가 가장 적고 정서적 문제도 적은 '높은 적응수준 집단'(28.1%), 네 번째 유형은 공격성·우울·위축 등 정서적 문제 수준이 가장 높은 '심리·정서적 문제 위험 집단'(19.9%)이었다.

학교폭력 경험에 따라 성인기에 어떤 집단에 포함됐는지 따져보면, 청소년기에 한 번 이상 학폭 피해를 본 경우 '보통 적응수준 집단'에 비해 '낮은 건강+심리 정서적 문제 위험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1.7배가량 높았다.

특히 가해와 피해를 모두 경험한 경우 '낮은 건강+정서적 문제 위험 집단'에 속할 가능성이 약 1.8배 높았다.

이에 비해 가해 경험만 있는 경우 '높은 음주 위험 집단'에 속할 가능성만 약 2배 높았고, '낮은 건강+심리 정서적 문제 위험 집단'에 속할 가능성과는 유의미한 상관관계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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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소년기 학교폭력 피해 및 가해 경험이 초기 성인기 발달 결과에 미치는 영향' 논문 갈무리]

 피해 경험만 있는 경우보다 가해와 피해를 모두 경험한 집단이 정서적 문제를 겪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은 기존의 해외 연구 결과 등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김 교수는 "학교폭력이 청소년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일이라고 가볍게 보아서는 안 되며 심각한 사회문제임을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어 "현재 학교폭력 문제 개입은 크게 '피해학생에 대한 보호'와 '가해학생에 대한 선도'로 이분화되어 있는데 가해자의 일부는 피해자이고, 이들은 가해만 한 집단과는 성인기 발달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며 "피해학생뿐 아니라 가해학생도 자신의 분노나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할 수 있도록 심리 정서적 지원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cind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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